전기공학

전력계통 피뢰기(Surge Arestor)의 이해

london-a100 2025. 9. 10. 08:31

전력계통 피뢰기(Surge Arestor)의 이해

 


전력계통은 외부 환경의 영향으로부터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해야 하며, 이를 위해 다양한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 그중에서도 피뢰기는 낙뢰(雷擊)나 개폐 서지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이상 전압으로부터 전력 설비를 보호하는 중요한 보호장치 중 하나이다. 전력 계통은 본질적으로 외부로부터 개방되어 있으며, 송전선로나 배전선으로는 대기 중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낙뢰에 의한 피해를 가장 많이 받는다. 낙뢰가 전력 설비에 직격하거나 혹은 유도 전압으로 침입할 경우 수십만 볼트에 이르는 과도전압이 순간적으로 발생하게 되고, 이러한 전압은 변압기, 발전기, 개폐기, 절연체 등 주요 전력 기기를 손상할 수 있다.

따라서 피뢰기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이러한 이상 전압이 계통 내부로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고, 발생한 서지를 안전하게 대지로 방전시켜 기기를 보호하는 것이다. 피뢰기는 단순히 낙뢰 보호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계통 내에서 발생하는 스위칭 서지나 개폐 서지에 대해서도 보호 기능을 수행한다. 최근에는 전력 수요 증가, 초고압 송전망의 확대, 그리고 신재생 에너지 설비의 연계 확대 등으로 인해 피뢰기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전력계통 피뢰기(Surge Arestor)의 이해
전력계통 피뢰기(Surge Arestor)의 이해

 

 


피뢰기의 구비 조건

 


피뢰기가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① 이상전압이 내습하면 신속히 방전할 것: 피뢰기는 계통에 이상 전압이 발생하는 순간 이를 빠르게 감지하고 대지로 방전해야 한다. 만약 반응 속도가 늦으면 보호 대상 기기에 과전압이 그대로 인가되어 손상이 발생한다.
② 제한전압이 낮을 것: 피뢰기의 제한전압은 기기 보호 성능과 직결된다. 제한전압이 낮을수록 전력기기의 절연 강도를 초과하지 않고 보호할 수 있다.
③ 속류 차단 능력이 우수할 것: 피뢰기가 서지를 방전한 이후에는 다시 정상 전압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때 피뢰기 내부에 전류가 계속 흘러 단락 상태가 되면 계통에 큰 사고를 유발하므로 속류 차단 능력이 반드시 우수해야 한다.
④ 경년 변화가 없을 것: 피뢰기는 장기간 옥외에 설치되므로 기후, 습기, 오염, 자외선 등에 의해 특성이 변화하지 않아야 한다.
⑤ 반복 동작에도 특성이 변하지 않을 것: 낙뢰는 계절이나 지역에 따라 여러 차례 발생할 수 있으므로, 반복적인 동작에도 성능이 유지되어야 한다.
⑥ 방전내량이 충분할 것: 큰 에너지의 낙뢰가 유입되더라도 파괴되지 않고 안전하게 방전할 수 있어야 한다.

 


방전 내량과 공칭 방전전류

 방전 내량
방전 내량은 피뢰기가 허용할 수 있는 최대 전류량을 의미한다. 낙뢰 전류가 피뢰기를 통해 대지로 흐르게 되는데, 이때 흐르는 전류를 방전전류라 한다. 피뢰기의 방전내량은 결국 내부 재질의 에너지 흡수 능력에 의해 결정된다. 만약 방전 내량을 초과하는 전류가 흐르면 피뢰기가 손상되거나 폭발할 수 있다. 따라서 피뢰기는 계통 환경에 맞게 충분한 방전 내량을 확보해야 한다.

 

전력계통 피뢰기(Surge Arestor)의 이해
전력계통 피뢰기(Surge Arestor)의 이해

 

 

공칭 방전전류

 


피뢰기의 보호 성능을 규정하기 위해 공칭 방전전류라는 값이 사용된다. 이는 규정된 파형과 파고치를 가지는 충격 전류의 크기로 표시하며, 주로 2.5kA, 5kA, 10kA 등이 사용된다.

2.5kA: 배전선으로 및 수용가 인입구와 같은 비교적 저용량 설비
5kA: 66kV 이 계통 중 뱅크 용량 3000kVA 이하 설비
10kA: 발전소, 154kV 이상의 변전소, 대용량 송전선로 등 고신뢰성이 요구되는 설비

 


피뢰기의 설치 위치

피뢰기는 그 기능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 올바른 위치에 설치되어야 한다.

변압기와의 거리
피뢰기의 1차 보호 대상은 변압기이다. 만약 피뢰기와 변압기 사이에 거리가 있다면, 낙뢰 전압이 왕복 반사하면서 변압기 단자에 걸리는 전압이 피뢰기의 제한전압을 초과할 수 있다. 이는 변압기 절연을 파괴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변압기에 가깝게 설치해야 하는 이유

 


변압기와 피뢰기 사이에 전파하는 진행파는 왕복 반사하면서 중첩되어 전압을 높인다.
특히 첫 번째 왕복 반사에서 가장 큰 전압 상승이 발생하므로, 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피뢰기를 가능한 한 변압기에 근접하게 설치해야 한다.
또한 진행파의 전파 속도(가공선로 약 300m/µs, 케이블 약 150m/µs)와 거리 ℓ에 따라 반사파의 도달 시간이 달라지므로, 피뢰기 위치는 실질적으로 전력 설비의 안전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된다.

 

 

전력 계통 전체의 안정성

 

 

피뢰기는 단순한 보호 장치가 아니라, 전력 계통 전체의 안정성을 지켜주는 핵심적인 안전장치이다. 낙뢰나 개폐 동작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이상 전압은 순간적이지만 그 파괴력은 매우 크며, 변압기, 발전기, 개폐기, 송배전 설비 등 전력 계통의 주요 장비를 심각하게 손상할 수 있다. 특히 초고압 계통이나 대규모 전력 설비의 경우, 단 한 번의 낙뢰 사고로도 막대한 경제적 손실과 함께 대규모 정전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피뢰기는 단순히 설비 한두 개를 보호하는 장치가 아니라, 전체 전력 시스템의 신뢰성과 안전성을 보장하는 최후의 방어선이라고 할 수 있다.

피뢰기의 설계와 운용에서 중요한 점은 단순히 방전 기능만 고려하는 것이 아니다. 빠른 반응 속도, 낮은 제한전압, 충분한 방전내량, 속류 차단 능력, 그리고 장기간의 사용에도 변하지 않는 안정성 등 다각적인 성능 요소가 균형 있게 충족되어야 한다. 또한 피뢰기의 공칭 방전전류는 계통의 특성, 설비 용량, 송전선로의 구조에 맞게 적절히 선정되어야 한다. 이를 잘못 고려하면 낙뢰 시 피뢰기가 제대로 동작하지 않거나, 오히려 피뢰기 자체가 파손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설치 위치 또한 매우 중요한데, 특히 변압기와의 거리가 결정적인 요인이 된다. 피뢰기는 변압기와 최대한 가깝게 설치되어야 하며, 이는 낙뢰로 인한 진행파가 왕복 반사하면서 중첩되어 전압을 증폭시키는 현상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만약 설치 거리가 부적절하다면 피뢰기의 제한전압을 넘어서는 과전압이 변압기에 가해져 절연 파괴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현장에서의 설치 기준과 시공 관리가 피뢰기 효과를 좌우한다고 볼 수 있다.

나아가, 현대 전력 계통은 신재생 에너지 발전소, 초고압 직류 송전(HVDC), 대규모 산업단지 등 다양한 전력망으로 확장되고 있으며, 그만큼 이상 전압의 발생 형태도 복잡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피뢰기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으며, 최신 기술을 적용한 금속산화물 피뢰기(MOV: Metal Oxide Varistor)와 같은 고성능 제품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신형 피뢰기는 기존의 갭형 피뢰기보다 낮은 제한전압, 빠른 응답 속도, 뛰어난 내구성을 지니고 있어 전력망의 신뢰성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피뢰기는 단순한 보조 장치가 아닌 전력 설비 보호의 핵심 장치이다. 피뢰기의 성능과 설치 여부는 전력 설비의 수명, 전력 계통의 안정성, 그리고 사회 전체의 전력 공급 신뢰도와 직결된다. 따라서 피뢰기를 선택하고 설치할 때는 단순한 규격 준수에 그치지 말고, 계통 특성, 지리적 낙뢰 빈도, 부하 특성, 설비 중요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올바른 피뢰기 운용은 예상치 못한 사고를 예방하고, 장기적으로는 설비 유지보수 비용을 절감하며, 무엇보다 국민들에게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보장하는 데 크게 기여한다. 결국 피뢰기의 가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순간의 ‘방전’ 속에 숨어 있지만, 그 효과는 전력 산업 전반에 걸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